감염인 [국내] 동료 에이즈 보균자 살해 20대 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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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동료 에이즈 보균자 살해 20대 선처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라는 사실을 폭로한 데 앙심을 품고 흉기로 같은 에이즈 보균자를 살해한 20대에게 재판부가 소외된 에이즈보균자들의 현실을 참작, 선처를 베풀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전효숙 부장판사)는 28일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구속기소된 조모(2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조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에이즈 보균 사실을 인터넷에 폭로했다는 이유로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피해자를 20회 이상 마구 찌르는 등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호스트바에서 일하다 에이즈에 감염됐고, 에이즈 환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풍토와 사회에서 정상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시스템의 부재 속에서 소외감을 느껴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탄원서 등에서 '더러운 벌레라는 가시 돋친 시선' 속에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왔으나 '흐르는 시간 속에서 점점 죽어가는 자신의 육신을 감당하기 어려워 사망한 피해자에 깊이 속죄하며 종교에 귀의했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피고인의 형량을 감경한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홍모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라는 내용의 비방글을 실은데 앙심을 품고 흉기로 홍씨를 살해하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연합뉴스)
2003.05.28 07: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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