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국내] 수혈로 HIV 바이러스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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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또, 수혈로 에이즈 감염 ‘충격’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가 헌혈한 피를 수혈받은 환자 3명이 에이즈에 걸리거나 숨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 에이즈 감염자는 헌혈당시 실시한 에이즈 반응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져 헌혈 및 혈액관리 체계가 에이즈 2차 감염예방에 엄청난 허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5월 뇌수술을 받은 10대 여성 ㄴ양이 수술 과정에서 에이즈 감염자인 20대 남성 ㄱ씨의 피를 수혈받아 에이즈에 감염됐으며 ㄱ씨의 피는 다른 2명에게도 수혈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12일 발표했다. 보건원은 ㄱ씨는 헌혈 당시 에이즈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덧붙였다.
◇감염경로=2002년 5월 뇌수술을 받은 ㄴ양은 같은해 12월 뇌수술 후유증 검사를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수혈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뇌수술 과정에서 수혈을 받은 피를 헌혈한 79명에 대한 추적조사를 벌였다. 지난 4월까지 수혈자 전원에 대한 에이즈 검사를 실시한 결과 헌혈자중 한명인 ㄱ씨의 에이즈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ㄱ씨는 지난해 4월29일 헌혈을 하기 3년 전부터 동성애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은 “ㄱ씨의 에이즈 감염경로 조사에서 동성애 외의 다른 원인을 찾기는 어려웠다”면서 “결국 동성애 과정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ㄱ씨의 피가 ㄴ양에게 수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ㄱ씨의 피는 ㄴ양 외 2명의 환자에게도 수혈됐으며, 그 중 70대 남성 ㄷ씨는 에이즈에 감염됐고, 90대 남성 ㄹ씨는 확인 시점에 이미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89년부터 94년까지 수혈로 10명이 에이즈에 2차 감염됐으며 95년 이후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자(2명)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염자 혈액관리 문제=ㄱ씨의 경우처럼 에이즈 검사의 부정확성은 에이즈 감염자의 혈액이 언제든 다른 사람에게 수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권준욱 과장은 이에 대해 “국내 에이즈 검사법인 항원·항체효소면역반응 검사로는 에이즈 감염 후 3~4주가 지난 사람만 가려낼 수 있다”면서 “ㄱ씨는 헌혈 당시 감염된 지 3~4주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보건원이 이런 검사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감염 2~3주만 지난 환자도 찾아낼 수 있는 핵산증폭검사법(NAT)을 도입하기 위해 예산을 신청했지만 국회심의과정에서 예산안이 삭제된 것으로 밝혀져 에이즈 관리에 대한 국회의 안일한 인식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헌혈 전 질문을 통해 에이즈 등 전염병 가능성을 진단하는 체제도 한계를 드러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부 조남선 안전관리부장은 “헌혈 전 질문에 허위로 대답해도 마땅한 처벌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며 “ㄱ씨도 동성애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허위로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대책=보건원은 우선 ㄱ씨와 성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성애 상대자에 대한 추적 조사에 들어갔다. 또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사고 심의위원회를 열어 피해자 ㄷ씨와 ㄴ양에 대한 보상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수혈 감염자의 경우 최고 3천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건원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운용하고 있는 핵산증폭검사법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 헌혈 당시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던 사람이 다음 헌혈에서 양성으로 나올 경우에 대비해 안전성이 검증된 혈장만 사용할 수 있도록 5년 정도의 혈장보관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에이즈 감염우려가 있는 사람들이 헌혈을 자제하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감염여부 확인을 위해 헌혈을 하는 일이 없도록 지역 보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익명검사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박영환기자 yhpark@kyunghyang.com〉
[동아일보] 수혈로 에이즈 8년만에 또 2명 감염…동성애 20代 헌혈한 피로 수술
국내에서 수혈로 인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8년 만에 다시 발생해 혈액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5월 뇌수술을 하면서 혈액을 공급받은 A양(10대)이 같은 해 12월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혈액을 제공한 79명 중 20대 후반의 남성 B씨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동성애를 한 적이 있는 B씨의 혈액은 A양 외에 C씨(70대)와 D씨(90대)에게도 제공됐고 이 중 D씨는 지병으로 사망했으며 C씨는 검사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은 국내의 경우 1995년까지 10건이 있은 뒤 발생하지 않았고 외국에서는 2001년까지 미국 9352명, 영국 347명, 일본 110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건원은 덧붙였다.
▽에이즈 수혈감염 비상=B씨는 고교와 군복무 때, 그리고 지난해 4월 예비군훈련 때 한 번씩 모두 3차례 헌혈을 했다. 지난해의 경우 동성애를 시작한 뒤 헌혈을 한 것으로 헌혈 당시에는 에이즈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대한적십자사는 B씨의 피를 A양 등 3명에게 수혈했고 이 중 2명이 에이즈에 감염됐다. 사망한 D씨도 사실상 감염됐을 것으로 보인다. B씨의 감염 사실은 A양의 뇌수술 후유증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에이즈 감염 사실이 발견돼 역추적한 결과 드러났다.
B씨는 지난해 헌혈 당시 적십자사 직원들이 ‘동성애를 한 적이 있느냐’ 등을 물었으나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 조남선(趙南善) 안전관리부장은 “문진표를 확인한 결과 B씨가 ‘그런(동성애를 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가=현재 적십자사는 헌혈받은 피에 대해 항원·항체효소면역기법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도입한 이 검사는 2, 3주일이 지나야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더구나 B씨처럼 동성애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에이즈 감염 초기인 경우 이 검사법으로는 적발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선 병원에서는 헌혈받은 지 일주일 이내의 신선한 피를 원하고 혈소판은 5일 이내에 수혈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결과를 기다리기 어렵다는 것.
또 현재는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기고 헌혈할 경우 나중에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없는 실정이다.
보건원 권준욱(權埈郁) 방역과장은 “에이즈 감염 여부는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검사할 수 있다”며 “감염됐는지 알아보려고 헌혈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에이즈 바이러스 검사결과를 지금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길 수 있는 핵산증폭검사법(NAT)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예산 128억원을 신청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복지부는 올해 다시 관련 예산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한겨레신문] 수혈로 2명 또 에이즈 걸렸다
10대 소녀·70대 노인 감염
국내 피해자 12명째
복지부, 헌혈액 검체 일정기간뒤 사용 등 추진
10대 소녀와 70대 노인 등 2명이 수혈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됐다. 수혈 에이즈 감염자가 생긴 것은 8년만이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12월께 10대 소녀 ㄱ양이 뇌수술 후유증 검사 과정에서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역학 및 추적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5월9일 한 병원에서 에이즈 감염자인 20대 남성의 피를 수혈받아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건원은 또 이 남성의 피는 70대 남성인 ㄴ씨에게도 수혈돼 ㄴ씨도 감염시켰으며, 또 다른 수혈자인 90대 노인 ㄷ씨는 이미 지병으로 숨져 감염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수혈 에이즈 감염은 지난 1989년 40대 가정주부가 첫 피해자가 된 이래 95년까지 10건이 발생했으며 이번까지 모두 12건이다.
◇현대 의학의 한계 = 대한적십자사가 90년대 후반부터 시행하고 있는 에이즈 항원·항체검사법은 감염된지 16일이 지나야 감염자의 피에 들어있는 바이러스(항원)를 식별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 1999년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핵산증폭검사법(NAT)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국립보건원 이주실 면역결핍연구실장은 “이 검사법도 감염된지 12일이 지나야 에이즈 바이러스를 식별해내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수혈 에이즈 감염사고는 현대 의학기술로서는 완벽하게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2001년까지 수혈 에이즈 감염자는 미국 9352명, 영국 347명, 일본 110명으로 집계됐으며 2001년 한해 동안 미국에서 103명이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자 헌혈로 감염 =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수혈 에이즈 감염자는 대부분 에이즈에 감염된 남성동성애자들이 헌혈한 피를 수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들이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는 성접촉을 하고서는 며칠 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헌혈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가 된 피를 헌혈한 ㄴ씨도 동성애 경험이 있고 고교 및 군복무 시절, 지난 2002년 4월말 예비군 훈련 때 등 지금까지 세차례 헌혈했고 지난해 헌혈 직전 에이즈에 감여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원은 이번 사건을 △모든 헌혈액 검체의 일정기간 보관 뒤 사용 △핵산증폭검사법 도입 △예산 및 혈액 수가의 현실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에이즈감염자는 올 3월 현재 2122명이며, 사망자는 442명에 이른다. 안종주 보건복지전문기자,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조선일보] [헌혈통해 에이즈] 2명 또 감염 8년만에 발생… 동성애 남자가 헌혈
現검사법은 감염 3~4주까지 '음성' 판정
지난 9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수혈을 통한 에이즈 감염자가 2명 발생했다. 특히 이번 감염은 ‘구식’ 에이즈 바이러스 검사법 때문일 가능성도 있어 최신 검사장비 도입 등 혈액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5월 뇌 수술을 받은 10대 A양이 그해 12월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돼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에이즈에 감염된 20대 남성 B씨가 에이즈 감염 직후 헌혈한 피가 A양에게 수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보건원은 B씨가 헌혈한 피는 에이즈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나 A양, C(남·70대)씨, D(남·90대)씨 등 3명에게 수혈됐으며, A양뿐 아니라 C씨도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D씨는 고령과 지병으로 이미 사망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A양의 감염 사실을 확인한 방역당국은 ‘수혈 감염’을 예상하고 A양 수술 때 수혈된 피의 제공자 79명을 조사했으며, 동성애자인 B씨의 에이즈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3년 전부터 동성애를 시작한 B씨는 빈번하게 성접촉을 가져 왔으며, 콘돔을 끼지 않고 성관계를 한 적도 많은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국립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은 “B씨는 ‘윈도 피리어드(window period)’에 해당하는 감염 직후 시기에 헌혈을 했기 때문에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났다”며 “윈도 피리어드에 헌혈한 피는 현대의학 수준으로는 감염 여부를 가려낼 수 없어 선진국에서도 이 같은 수혈감염 사례가 빈발한다”고 말했다.
윈도 피리어드란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바이러스가 아직 충분히 증식하지 못해 검사를 하면 음성으로 나오는 기간. 반면, 잠복기란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하기까지의 기간으로 에이즈의 경우, 보통 수년~수십년이다.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투해 일정한 양까지 증식해야만 비로소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난다. 보건원은 현재 에이즈 검사에 사용되는 에이즈 항원·항체 면역검사의 윈도 피리어드는 3~4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감염 3~4주 만에 채혈한 피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서 다시 검사를 하더라도 음성으로 나타난다는 것. 권 과장은 “진단 기술상의 한계 때문에 현재로선 마약중독자나 동성애자 등 감염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겐 헌혈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보건복지부는 현 에이즈 검사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윈도 피리어드를 단축시키는 최신 검사(핵산증폭검사) 장비 등을 마련할 예산을 국회에 요청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산증폭검사의 윈도 피리어드는 1~2주로 현행 검사법보다 2주 정도 짧으며, 따라서 2주 정도 빨리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만약 핵산증폭검사 장비가 도입됐고, B씨가 감염된 뒤 1~2주 정도 지나 헌혈했다면 이번과 같은 수혈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었다. 보건원은 “B씨가 성관계를 빈번하게 했으므로 정확한 감염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해 장비값만 68억원에 달하는 핵산증폭검사기 등의 도입을 위해 국회에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이 같은 예산 증액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도 통과됐으나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복지부는 “2004년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1년까지 수혈을 통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은 미국 9352명, 영국 347명, 일본 110명이다.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중앙일보] 수혈 통해 에이즈 2명 감염
헌혈받은 20대 동성애 남자 혈액
에이즈 초기라 당시엔 발견 못해
수혈을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또 발생했다. 1995년 이후 8년 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 혈액관리 및 공급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5월 수술을 하면서 20대 후반 A씨의 혈액을 수혈받은 B(10대)양이 같은해 12월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에이즈 감염 경로=99년부터 동성연애를 해온 A씨는 지난해 4월 29일 예비군훈련장에서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은 헌혈 당시 A씨의 혈액에 대해 에이즈 항원.항체 효소면역검사를 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결국 A씨의 혈액은 정상으로 분류돼 B양 외에 70대 남성 C씨와 90대 남성 D씨에게도 공급됐다. 이 가운데 D씨는 지병으로 이미 숨졌고 C씨의 경우 검사결과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은 수혈 후 감염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뇌수술 후유증으로 재입원, 검사받는 과정에서 에이즈 양성반응이 나왔다.
보건원은 B양에게 혈액을 제공한 79명을 추적해 검사한 결과 A씨만 에이즈 양성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음성이었다고 밝혔다.
보건원은 또 A씨가 고교 때와 군복무시절에도 헌혈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동성연애를 하기 전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은 국내에선 95년까지 10건밖에 없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2001년까지 미국 9천3백52명, 영국 3백47명, 일본에서 1백10명이 발생했을 정도로 흔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2백49만여명이 헌혈했고 이중 2천여명이 검사에서 에이즈 양성반응이 나와 폐기됐다.
◆혈액관리에 '구멍'=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은 현재 A씨에게 실시했던 항원.항체 효소면역 검사법으로 에이즈 감염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검사가 에이즈 감염 초기 3~4주 동안은 감염사실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A씨도 헌혈 당시 감염초기여서 이 검사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미국.일본.영국.독일 등에선 에이즈 감염여부를 알 수 없는 기간을 항원.항체검사보다 1주일 정도 단축한 핵산 증폭검사법(NAT)을 쓰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도 이 검사법 도입 등 혈액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으로 지난해 1백28억원을 신청했으나 국회에서 삭감됐다.
헌혈 전 동성연애 경험 등을 묻지만 본인이 거짓말을 할 경우 전혀 거를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A씨도 헌혈할 당시 동성애 경험을 묻는 설문에 '없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처럼 헌혈전 문진(問診)에서 거짓말을 해 남에게 에이즈를 전염시키더라도 형사처벌을 할 근거가 없다.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피해자에 대한 보상액이 최고 3천만원밖에 안되는 것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물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물론 위자료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자가(自家) 수혈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자가수혈이란 자신의 피를 수술 전 뽑아 놓았다가 사용하거나 가족들의 피를 수혈받는 것이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권관우 사무총장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헌혈 후 다시 문진을 실시해 의심되는 피는 폐기해야 한다"며 "동성연애자 등을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에이즈 감염여부를 알아보는 익명검사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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