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 [국내] AIDS 환자 정신병 치료감호 선고 논란
페이지 정보
본문
< AIDS 환자 정신병 치료감호 선고 논란>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법원이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을 앓다 정신병까지 얻게된 상습 절도범에 대해 치료감호 선고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황찬현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상습 절도범으로 기소된 김모(26)씨에 "AIDS에 기인한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던 중 상습적으로 절도를 범하고 있어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치료감호 선고를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치료감호란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교도소와는 달리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이 정신병자이거나 마약중독자일 경우 피고인에 대한 치료를 우선하기 위한 제도로, 우리나라에는 공주에 설립된 치료감호소가 유일한 치료기관이다.
AIDS가 정신분열증을 일으킨 원인이 됐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서는 있지만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고 있는 김씨에 대한 치료를 위해 우선 법적으로 보호감호 선고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분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이 절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범행수법 자체도 전문적이고 상습범의 위험이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해 정신분열증을 치료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호인측은 이에 대해 AIDS 치료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치료감호소에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설령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조치가 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했다.
진영광 변호사는 "AIDS가 정신분열증의 근본적 원인임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정신분열증이 아니라 AIDS 치료가 먼저 받아야 한다"며 "AIDS 치료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타인에 대한 감염의 우려가 있음에도 치료감호를 선고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의 정신분열증이 AIDS에 기인한 것이라는 담당의사의 소견서는 있으나 이 부분이 재판과정에서 당사자간 쟁점이 됐던 것은 아니어서 AIDS와 정신분열증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결론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치료감호를 담당하는 공주치료감호소는 검찰이 의뢰한 피고인에 대한 감정 결과에서 "김씨가 정신병적 증세를 앓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IDS 치료를 위한 인적.물적 시설을 전혀 구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김씨를 수용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jbryoo@yna.co.kr
- 이전글[해외] HIV환자 음주에 신경써야 03.06.20
- 다음글[미국] 건강한 HIV 감염자와 바이러스 단백질과 상관관계 0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