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 [한국일보] 아프리카 에이즈환자 많아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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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에이즈환자 많아 '조심조심'
[속보, 사회] 2003년 06월 26일 (목) 17:06
해외한방의료봉사단이 에티오피안을 대상으로 한 한방진료에서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의료사고.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한국인의 체질과 다르고 워낙 허약해져 있어 침술시현기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인을 대상으로한 침이나 뜸 시술에 비해 강도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일부 환자에게서는 식은 땀이 나는 등의 부작용(침훈)이 나타나기도 했다.
게다가 이번 한방진료에서는 한약을 갖고 가지 못했다. 지난해 한방진료에서 일부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고 설사를 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방약을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이웃에 나눠주거나 팔기까지 하는 바람에 부작용을 보이기도 해 에티오피아 보건당국이 아예 반입을 금지시켰다. 반쪽 한방치료의 한계를 무릅쓸 수 밖에 없었다.
봉사단의 오광수(삼대한의원 원장) 한의사는 “진료초기 허약한 일부 환자들이 식은 땀을 흘리는 등 부작용이 있기도 했으나 선물로 가져간 사탕이침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아프리카의 대다수 국가와 마찬가지로 에이즈로 신음하고 있는 에티오피안들이어서 봉사단 내부적으로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 에티오피아는 인구6,500만명중 10% 정도가 에이즈환자나 보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티오피안 정교회 신자가 다수인 이들이 종교적 신념 때문에 남성용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실제로는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방진료가 이루어진 블랙 라이언 국립병원 내과환자중 40%가 에이즈환자였다. 때문에 환자의 피를 뽑아내는 부항은 아예 진료에서 뺐다.침 시술은 한의사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 환자에 사용한 침에 잘못 찔릴경우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용 글러브를 끼는 것은 현지인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한의사들은 맨손 시술을 했다.
이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에이즈환자나 보균자로 확인된 환자 중상당수가 한방진료를 받았다.
한종현 한방의료봉사단장은 “사실 위험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환자들과의친숙감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브를 끼지 않았고 대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며 “환자나 의사나 아무런 사고가 없었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