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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현황 [경향신문] 중국의 에이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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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03회 작성일 0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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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중국의 에이즈 위기 [경향신문 2004-11-07 17:48] <신시아 리 국경없는 의사회 멤버> 나는 최근 두명의 간호사와 함께 후베이 성의 ‘니쯔이’라는 가난한 농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7개월된 아기를 만났다. 아기는 2개월 키 밖에 안됐지만 눈은 80세 노인의 고통스러운 빛을 띠고 있었다.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와 이모, 삼촌 모두 HIV 양성이었다. 이 가족은 1990년대에 감염된 피를 수혈받았다가 에이즈에 걸린 수천의 빈농 가운데 하나다. 혈액 은행이 감염 환자의 혈장을 추출하는 데 썼던 바늘을 재활용하는 바람에 에이즈 피가 그대로 옮아간 것이다. 중국 보건 당국은 최근 에이즈 감염자 수를 84만명으로 추산했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2010년이면 중국내 에이즈 환자가 1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던 중국 당국도 최근 에이즈 억제책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환자들의 80%가 시골에 있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 과제다. 지난 7월 방콕에서 열린 15차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에이즈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올 초에는 빈민들에 대한 무료검사 및 무료약품제공 등을 약속했다. 국제사회도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해줬다. 그러나 아직도 닫힌 사회의 맥락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미디어를 통제하고 있어 질병에 대한 공개적인 정보 흐름이 봉쇄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민공사에 의해 세워진 낡은 병원 시스템이 남아 있는 농촌 현장으로 치료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도 명확히 없는 상태다. 제대로 하려면 에이즈 환자들에게도 다른 환자들이 받는 수준의 의료는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중국은 자신들의 치부를 국제사회에 드러내놓기를 꺼렸기 때문에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국내외 NGO들은 정부 정책과 농촌 의료현실 사이의 괴리를 메워 나가기 위해 노력했고 지난해 5월 내가 속한 ‘국경없는 의사회’가 후베이성의 시앙판에 에이즈 클리닉을 열 수 있었다. 빈농 에이즈 환자 두씨는 지난해 에이즈로 아내를 잃었고 지금은 7살난 아들도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 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온 중국을 헤집고 다녔다. 지난달에만 5개의 도시를 방문했지만 허사였다. 두씨 같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도움을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진료소는 에이즈 환자를 맞을 준비가 안돼 있다. 장비가 갖춰진 곳의 진료 수준도 극히 제한적이다. 가령 시앙판의 전염병 병원은 그 지역에서 유일한 에이즈 치료기관이다. 병원은 서류상으로는 충분한 장비를 갖춘 것으로 돼 있지만 직접 가보니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단층촬영 같은 기초검사조차도 불가능했다. 그 밖에도 정책실패를 두려워해 너무 몸을 사리는 중국정부, 성행위 과정에서 옮긴 에이즈에 대해 쉬쉬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모두 에이즈 퇴치를 가로막고 있다. 국제 의약품 제조연합회에 따르면 중국 환자 40~50%는 의사 처방없이 가짜 약을 사고 있다.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바란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자체적인 약품 공급망을 갖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여전히 길거리에서 미확인된 약을 사고 있다. 중국 에이즈 위기를 끝낼 수 있는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없다. 당국은 실용주의적이고 현실적인 치료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정보를 빨리 퍼뜨리기 위해 미디어를 더욱 개방해야 한다. 에이즈는 정확한 정보를 대량으로 확산시켜야 해결할 수 있다. 중국처럼 규모가 크고 투명성이 결여된 나라에서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수십만명의 에이즈 환자들에게는 그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질 것이다. 〈정리|손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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