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한국일보] 서울의대교수 "에이즈는 치료 가능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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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교수 "에이즈는 치료 가능한 병"
[한국일보 2005-01-04 18:54]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 환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에이즈는 현 의학 수준에서도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는 국내 의료진의 감정결과가 재판부에 제출돼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서울중앙지법 등에 따르면 에이즈 감염 환자인 A(19)양에 대한 신체감정을 의뢰받은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항바이러스 요법을 계속 사용하면 에이즈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오 교수는 “에이즈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 여러 가지를 동시에 투여할 경우 환자의 혈액에서 에이즈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며, 환자의 면역능력도 회복돼 더 이상 에이즈로 진행하지 않고 사망률도 현저히 낮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에이즈에 감염된 많은 환자들이 1~3개월마다 외래진료를 받고 약을 먹으면서 건강한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현 의학수준에서 에이즈 완치가 가능한지’에 대해 “고혈압 환자도 약을 먹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지만 고혈압을 불치병이라 하지 않듯 보는 시각에 따라 ‘완치’의 개념은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오 교수는 이 같은 치료방법에 대해 “치료기간은 평생이며 예상 치료비용은 1년에 1,000만원 정도로 진료비 가운데 80%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준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이 도입된 지 몇 년 안되기 때문에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소송관계자는 “에이즈가 불치병이 아니고 평생 치료가 가능하다고 인정되면 배상액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추락사고로 뇌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4개월간 79명의 혈액을 수혈받은 A양 가족은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됐다”며 2003년 9월 대한적십자사와 병원을 상대로 1억9,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