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에이즈 저항성 높은 혈액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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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따라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에 대한 민감성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다국적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이들에 따르면 혈액 유형에 따라 에이즈에 더 쉽게 감염되거나 반대로 덜 감염되기도 한다는 것. 스웨덴 룬드(Lund) 대학, 캐나다 혈액원 소속 연구원 등이 참가한 연구팀은 ‘HIV에 덜 감염되는 혈액형이 있다’고 미국 혈액학회 저널 ‘Blood’ 최신호에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혈액형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ABO식이나 RH식 분류가 아니다. 사람의 혈액형은 적혈구에 존재하는 항원에 따라 LI, P, MNSs, Kell 등 400종 가량으로 나뉠 수 있다. 이 항원들은 면역기능이 크지 않아 평소에는 작용하지 않으나 임신이나 수혈 등 항원이 다른 적혈구에 노출됐을 때 항체를 생성한다.
이중 연구팀은 ‘P’군 혈액형의 일종인 ‘Pk’ 혈액형과 HIV 감염도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기존 연구에서 Pk 혈액형은 유전성 대사질환인 ‘파브리(Fabry) 병’의 발병을 저하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연구팀은 Pk 항원을 과다 생성하는 말초혈액 단핵구세포에 HIV를 감염시킨 결과, 일반 세포들에 비해 HIV 저항성이 최저 10배에서 최고 1000배까지 컸다.
이에 따라 혈액 내 Pk 항원이 과도하게 형성되는 사람(인구 100만 명 당 1명 꼴)은 선천적으로 HIV에 저항력이 강한 반면, 이 항원이 아예 생성되지 않는 사람(100만 명 당 5명 꼴)은 HIV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돈 브랜치(Branch) 박사는 “똑같이 HIV에 접촉해도 혈액형에 따라 저항성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룬드 대 올슨(Olsson)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혈액 내 Pk 항원 수치가 새로운 HIV 감염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를 통해 HIV 저항성을 높이는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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