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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원 댓글 0건 조회 4,756회 작성일 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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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고래 잡으러 갈까? 말까?


우리나라는 40대 미만 남자의 80% 이상이 포경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포경수술이 당연시 되는 사회다. 학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은 30% 정도인 것에 비해 한국이 엄청나게 높은 것이다. 한국 남성의 대다수가 하는 포경수술은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들 둔 부모라면 누구나 포경수술을 고려해 보기 마련이다. 수술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의 고민에서부터 언제가 적당할 지까지 고민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포경수술을 받기 가장 적합한 시기는 언제일까. 또 어떤 방법으로 실시되고 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하는 걸까.

남자의 생식기에서 성감이 가장 예민한 음경 귀두는 태어날 때 포피(包皮)로 덮여 있다. 이 포피를 절개하여 귀두가 노출되게끔 봉합하는 수술이 포경수술이다.
유대인들은 생후 8일째 되는 날 포경수술을 시행한다. 이 의식을 할례라 한다. 할례는 구약성서에서 하나님과 아브라함의 후손 사이에 맺은 계약의 증표로 묘사된다. 아브라함은 99세에 할례를 받는다.
종교적 관습에 불과했던 포경수술이 의료시술로 바뀐 시기는 19세기 후반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수음 행위를 막는 수단으로 포피 절단이 효과적이라고 여겨졌다. 1949년 미국에서 포경수술이 정식 의료행위로 허가됐다. 이를 계기로 포경수술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시작됐다.

◇포경수술, 반드시 해야하나
답부터 먼저 언급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죽거나 생활을 정상적으로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을 하는 것이 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더 이득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포경수술 찬성 쪽에서는 수술을 하면 귀두 노출로 자극에 대한 저항력을 키움으로 성기능을 향상시키며 음경암, 여성의 자궁경부암 등의 질병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요로 감염과 성기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에 걸릴 위험 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반대편에서는 음경암이 희귀한 질병이며 포경수술을 받지 않더라도 요로 감염에 걸릴 확률에는 큰 차이가 없고 성병 역시 포경수술보다 콘돔이 훨씬 확실한 예방수단이라고 반박한다. 반대론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적으로 예민한 조직을 아이의 동의 없이 잘라내는 처사는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200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병원의 연구진들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4월 11일자에 포경수술을 받은 남자를 성교 상대로 가진 여성일수록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브라질, 스페인·태국·콜롬비아·필리핀 등 5개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PV)가 포경수술을 받은 남자의 6%에서 나타난 반면에 포경 수술을 받지 않은 남자에서는 20% 넘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해마다 지구촌에서 46만여 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죽어간다.

한편 에이즈에 걸린 아프리카 남자의 대다수가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포경수술이 에이즈 감염에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대대적으로 실시됐다. 2002년 7월부터 남아프리카에서 임상실험을 한 결과 포경수술이 에이즈 감염을 60%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케냐와 우간다에서도 유사한 실험 결과가 나왔다. 2007년 랜싯(Lancet) 2월 24일자에 이 보고서가 실리면서 포경수술로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에이즈로 죽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포경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들
이처럼 포경수술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실제로 학회에서도 아직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포경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먼저 어린이들 중 하부요로감염의 재발로 자주 병원신세를 진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또한 소변을 못 볼 정도로 귀두포피염이 진행돼 부어있는 경우, 반복되는 소변 역류에 의한 상행성 요로감염 등도 마찬가지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남성호르몬의 역할이 활발해지면서 분비물의 생성도 왕성해진다. 만약 운동이나 자위행위를 자주 하며 목욕을 게을리 하는 청소년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성인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로운 성생활로 인해 포피가 길어지는 과장포피일 때와 음경암이 걱정되는 경우는 예방을 위해 수술해야 한다. 특히 성관계 이후 자주 포피가 벗겨져 상처가 나는 사람도 이에 속한다. 상처는 같은 곳에서 자꾸 덧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높다.

이렇게 질환적인 면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습관, 경제력, 성생활의 패턴, 위험 노출 등이 수술의 필요성을 결정한다. 혼자 판단하기 힘들다면 비뇨기과 전문의와 함께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아들 포경수술은 이렇게.
포경 수술의 시기는 자신이 수술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나이인 초등학교 고학년인 5~6학년에서부터 중학교 1~2학년이 적당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수술에 자칫 공포감을 느낄 수 있지만, 초등학교 5·6학년 이상이 되면 본인의 의사표시도 가능하고 수술에 대한 공포감도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기 때문이다.

신생아나 유아, 소아기에 포경 수술을 하는 것은 수술에 따른 고통의 기억이 잠재돼 정서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에 대한 의사표시가 가능하고 어느 정도 통증을 인내하면서 수술에 따른 공포감도 적은 시기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경수술을 고려할 때 또 한 가지 엄마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은 수술의 안전성과 수술 후 경과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민감한 부위라 ‘혹시나’하는 마음이 앞서고 수술 후 치료 시간이 길어 ‘학업에 지장은 가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다.

포경수술은 비뇨기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인 만큼 그렇게 큰 불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수술 시간은 국소마취로 10~20분정도 소요되며 수술 후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수술 시 이용되는 실 또한 ‘녹는 실’을 사용하여 수술 후 병원을 방문하는 수도 1~2회면 충분하다. 또한 수술 후 2~3일 정도면 샤워가 가능하며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어 굳이 방학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수술이다. 단 여름보다 겨울을 이용하면 감염 기회가 적고 관리에도 편리할 수 있다.
<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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