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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서] 미래는 없다?

관리자 | 2004.11.03 11:57 | hit. 5395 | 공감 0 | 비공감 0



미래는 없다?


올 여름 이반시티에서 주최한 여름캠프에서 iSHAP 팀장님이 강의하셨던 에이즈예방 강의 자료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콘돔을 이용한 여러 교육들과 함께 이반들의 끼를 엿볼 수 있는 여러 에이즈 예방 포스터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반들이 아니면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기발한 에이즈예방 포스터들이 나왔습니다. 그 많은 에이즈 예방 포스터 중에서 나의 눈을 잡아끄는 한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그 포스터에는 해골의 모습과 함께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크게 씌여져 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감염되면 끝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였습니다. 아주 잘 생긴 사람의 얼굴에 붙인 해골, 그건 바로 에이즈에 걸리면 죽음이라는 뜻이였고 바로 에이즈에 감염되면 미래는 없다라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이반들의 에이즈 감염인의 비율은 일반들보다 높습니다. 숫자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얼마 되지 않는 이반들의 수를 생각해 본다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성관계시 항문성교를 통한 삽입과 피스톤 운동을 할 때, 항문주변의 수많은 모세혈관의 파열로 인해 혈액이 동반될 수 있기에 남성이반들의 감염될 환경에 노출되는 확률이 더욱 큰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 감염인과 여성 감염인의 비율이 9:1 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실정을 보면 이반들의 에이즈 감염률은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그 반대로 여성감염인의 수가 많아 에이즈를 여성의 질병으로 치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에이즈는 이제 불치병이 아니라 만성병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비감염인의 생각에는 에이즈하면 죽음. 절망, 문란이란 단어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에이즈를 멀리만 해야 하는 아주 무시무시한 질병의 차원에서보다는 감염인과 함께 살자라는 홍보에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우리 가족이 에이즈 감염인일 수 있습니다. 또 감염되었다고 해서 바로 사망케 되는 질병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만 해준다면 비감염인과 똑같이 오랜 시간동안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 수 있음을 아셔야만 합니다.


이반들 사회에서 에이즈 감염인이라고 알려지면 대다수의 친구들이 관계를 끊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찜방에서, 술집에서, 혹 번개에서 만난 사람이 에이즈 감염인 일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보아야만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올 수 있는 그런 질병의 하나이고 또 언제나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찾아오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위해서 늘 Safer Sex를 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만이 서로를 지킬 수 있다고 봅니다. 에이즈는 미래가 없다 있다 논하기 보다는 그 전에 감염된사람들도 인권이 있고 소중한 생명이다라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특히 이반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세균덩어리를 보는 듯한 시선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염인의 미래는 바로 우리 스스로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아주 소중한 미래입니다.


- HIV감염인/AIDS환자를 위한 모임 러브포원 대표 박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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