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와 사우나
흔히들 이반시티의 자유게시판을 달구는 주제중의 하나가 에이즈와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싸움의 주 내용을 보면 어느 사우나에 에이즈 환자가 자주 와서 이 사람 저 사람 성관계를 한다더라. 그 사람의 신상을 공개해서 많은 이반들에게 그 사람을 조심하라고 알려야 한다라는 식의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아무런 예방조치를 하지 않고 성관계를 했다라면 그건 아주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콘돔을 착용한다든지의 예방조치를 하고 성관계를 했다라면 그건 그 누구도 그 사람에게 욕을 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감염인은 사우나에 가면 안된다라는 법적 조항은 없다. 사우나를 갈 수도, 빠를 갈수도 있다라는 것이다. 감염인이 어디를 갔다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나는, 또 그 감염인은 얼마나 예방조치를 하였느냐 그것이 문제의 관건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감염인인 나로서는 왜 사우나 얘기가 나올때마다 왜 에이즈 감염인 얘기가 나와야 하는지 어이없을 뿐이다. 왜 감염인은 감염되지 않은 다수의 비감염인들을 위해 늘 희생되어야만 하는가 싶다. 사우나에서 스스로의 몸을 보호하지 않고 그 사우나에 감염인이 왔다고 난리만 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모두 성인이고, 본인 스스로 판단하고 또 그 판단에 대한 책임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좋아서 관계를 하고는 나중에는 그 문제의 원인을 상대방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고 어른스럽지 못한 일이라 본다.
여기서 고백하건데 나도 가끔 술을 마시고 너무 외롭거나 그러면 사우나를 가는 경우가 있다. 쓸 일도 없지만 늘 주머니속에 콘돔 3개 정도를 가지고 다니고 있다. 가봐야 술에 취해 마음속에 품었던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도 못하고 잠만 자다 오지만 가끔 일이반 사우나를 막론하고 그 안에서 관계를 갖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과의 성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를 봐도 콘돔을 사용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라는 것이다. 본인들 스스로 본인들의 몸을 그렇게 팽개치고서는 나중에 어디 사우나 가니 에이즈감염인이 오더라 라는 소문을 내고는 펄쩍 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고 관계를 하는 것은 좀 과장되어 표현하자면 “난 에이즈와 또 어떤 성병에 걸려도 좋습니다”라는 생각과 같다고 보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자기 식성만 나타나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침을 바르고는 바로 삽입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이 과연 누구를 탓할 수 있으랴 싶다.
이제는 누구누구가 에이즈 감염인이고 사우나 혹 바에 오더라 라는 무식한 발언은 그만하고 누구와 만나던지 스스로 자기 몸을 챙길줄 아는 현명한 이반이 되길 바란다. 혹자에 의하면 감염인과의 성관계가 가장 안전한 성관계라고도 한다. 그만큼 서로가 주의를 하고 또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감염인이건 비감염인이건 미리미리 준비하여 즐거운 성생활을 누릴 줄 아는 이반이 되었으면 한다.
- HIV 감염인/AIDS 환자를 위한 모임 러브포원 대표 박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