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의 병원진료
HIV에 감염된 감염인은 우선 쉽게 생각해보면 아픈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자주 가게 됩니다. 1달에 1번씩 정기적인 병원진료를 제외하고도 면역성이 떨어짐에 따라 여러 가지 기회감염이 오게 되면 그 때 그 때 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병원에 갈 때 마다 감염인들은 가슴에 하나 가득 상처를 가지곤 되돌아 오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병원의 의사들조차도 감염인을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로 보기 이전에 하나의 전에 본적이 없는 에이즈 감염인으로 보는 사례들이 있어 치료에 불필요한 사항들을 묻거나 하여 감염인의 인권조차 무시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전에 쉼터에 있던 한 형이 약 부작용으로 인하여 밤에 모 대학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요로결석으로 인하여 무척 고통스러워하는 형을 데리고 병원에 갔으나 응급실의 의사는 진료카드를 조회해 보고는 에이즈라는 병명이 나오자 치료는 미루면서 그 사람들 많은 응급실에서 “언제 에이즈에 감염되었습니까?”, “어떻게 에이즈에 감염되었는지요?”, “혹시 동성애를 하셨는지요?” 라는 질문만을 하는 것이였습니다. 순간 우리는 환자가 아닌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였습니다. 결국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근처의 병원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맞고는 잠자리에 들었으나 고통이 재발하여 다시 그 병원을 찾아 아침 9시가 지난 이후에야 간신히 링거 하나 맞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의료진들의 한 마디에 감염인들은 무척 큰 상처를 받습니다. 하지만 감염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그 하나만이 아닙니다. 혈액을 체취할 때 체취물에 붙이는 붉은색 스티커, 식사를 하고 식기를 폐기물 봉투에 넣어서 배출해야 하는 불편함, 병원에 입원할 때 보증금조로 미리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예치해야지만 입원이 되는 이상한 제도도 있습니다. 다른 질병에는 적용하지 않으면서 유독 에이즈 감염인에게만 그렇게 특별한 제도를 만들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무척 많은 것들이 감염인들의 진료를 포기하도록 힘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2달전부터는 각 과마다 진료의뢰서를 끊어오라는 병원측의 요구에 따라 감염인들의 외부로의 아우팅이 더욱 심각해 졌다. 전에는 처음 진료를 볼때만 필요했던 진료의뢰서를 감염내과에서 다른 과로 협의진료를 볼때에도 그 과에 해당하는 병원에 가서 진료의뢰서를 그때 그때 끊어서 제출하여야 한다고 한다. 무슨 행정적인 착오인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서 감염인이 겪어야 하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같은 대학병원 내에서의 진료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진료의뢰서를 제출해야 한다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처사입니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감염인들이 아플 때 마음 편하게 병원을 찾아서 아픈 부위를 진료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러 제도적인 문제들은 조금만 정부에서 신경쓴다면 모두 해결이 되는 문제들이라 생각합니다. 감염인들이 제때 치료받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이 어찌보면 에이즈 예방의 길이기도 합니다. 치료를 받으면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되어 다른 사람에게의 전파율도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감염인들이 마음 놓고 치료 받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합니다.
글쓴이... 박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