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목요일 즈음에 보건소에서 익명 검사 신청하고 피 뽑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는 데 다음 주 금요일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초조하고 걱정이 되서 1분이 1년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가족들 얼굴 볼 때마다 말도 못하고.. 죄송하기만 하고..
후회만 가득해서 밤에 혼자서 기도하면서 울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아이샵에서 검사일정을 보고서, 예약은 안 했지만
전화로 예약은 안 했지만 검사 받을 수는 없냐고
문의를 했더니,
마침 빈 시간 대가 있길래, 시간 선택하고
시간에 맞춰서 아이샵으로 찾아갔습니다.
가서 검사 받으러 왔다고 하고, 예약 번호 말하고, 간단한 서류 작성하고
상담원과 얘기하다보니 간호사? 분이 들어오셔서
손가락 살짝 찌르고 가시더군요.
(헌혈 전에 손가락 찔러서 피 한방울 체취해서 혈액형 검사하는 것처럼)
그리고 나서 20분을 기다려야하는 데..
전 그 20분이 정말 지옥 같을 줄 알았지만
상담(교육)해주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궁금한 걸 묻다보니까
20분이란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군요.
아이샵에 찾아가기 전에 하도 걱정되서 인터넷으로 에이즈 관련 자료를
찾다가 검사 받은 사람의 체험기를 보고 갔었는 데.
그 사람 글에.. 기계에 한 줄이 뜨면 음성, 두 줄이 뜨면 양성이라더군요.
다행히 검사 결과 보러 갔을 때 기계에 1줄이....!
그때, 그 기분. 사람만 없었으면 소리 질렀을 겁니다. 얏호! 하고-
밖으로 나와서, 상담원분이 해주시는 교육, 마저 듣고
젤이랑 콘돔 좀 챙겨서 나왔습니다. 아, 교육 받으면 문화상품권도!
음성 판정도 받고, 문화상품권도 받고! 하하..
도토리가 필요했는 데.. 잘 쓸게요.
제가 이번 검사를 받기 전에 인터넷 상으로 알아보면서,
그리고 아이샵에서 교육 받으면서.. 에이즈가
모 방송을 본 자기 아들이 에이즈 걸리면 책임져라 할 수 있는
동성애자 만의 병은 아니지만, 확실히.
동성애자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성적 소수자인 우리 동성애자 남성들의 에이즈 감염률과
이성애자 남성의 감염률이 약 18%인가 밖에 차이가 안 나더라고요.
그리고 이성애자 남성 사이에 있을 '양성애자 남성'까지 생각하면
동성애자가 에이즈에 더 크게 노출되어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제 생각이 잘못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앞으로는 세이프 섹스를 철저하게 지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애인에 의해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더군요..
저 같은 경우는 애인을 많이 믿는 편이라서 애인이라면 노 콘돔으로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는 데 말이죠.
아무튼. 이번 검사를 통해서 오바스럽지만,
새롭게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살아보려 합니다.
아이샵,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