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뮬레이션



 


 

그의 이름은 벅찬이. 이반계 데뷔 2년차. 오랜 기간 동안 성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다 인터넷 데이팅앱을 통해 데뷔했다. 사람을 사귀고 싶어 여기저기 많이 기웃거리고 또 몇 명 사귀어보기도 했으나 모두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데이팅앱을 통해 번개도 몇 번 경험해 봤다.

 

언젠가는 소문으로만 듣던 찜질방에 갔다가 떼박 타는 모습을 보고는 경악을 하며 뛰쳐나왔던 적도 있다. 그러나 며칠 뒤 은근한 호기심 때문에 결국엔 다시 찜질방에 찾아가게 되었고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벅찬이는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고 통통하고 다부진 몸매 때문에 술집에선 술잔도 꽤 받는 편이다. 타입은 올. 콘돔은 상대방이 준비하면 착용하나 스스로 준비해서 착용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평균 섹스 시 콘돔 착용률은 30% 정도. 그러던 그가 벌써 2주째 감기 몸살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벅찬이는 아픈 몸을 추스리며 버릇처럼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다가 우연히 HIV/AIDS 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HIV에 감염되면 처음 나타나는 증세가 현재 자신의 증세와 똑같은 게 아닌가.

"헉~ 혹시 내가…, 에이 설마…."

 

벅찬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닐 거라고 자신을 위로했다. 이 기회에 검사를 받아볼까 싶은 맘도 잠깐 들었지만 보건소까지 가는 것도 귀찮은데다 아무리 익명검사라지만 HIV 검사를 받겠다고 말해야 하는 것도 좀 그렇고,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혹 HIV에 감염이 되었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생각에 그냥 무시해버렸다.

 

다행히 며칠이 지나자 감기 증세는 씻은 듯이 사라졌고, 역시 그냥 감기였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샤워를 할 때면 혹시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자꾸 살펴보게 되는 것이, 몸은 괜찮아졌지만 한번 생긴 의심과 불안까지는 완전히 가시지 않은 셈이었다. 그런 날이 자꾸 반복되자 벅찬이는 짜증이 났다.

"이렇게 신경 쓰느니 차라리 그냥 한번 검사 받고 말지. 씨~"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벅찬이는 우선 인터넷에서 에이즈 검사에 관한 글들을 모조리 찾아보았다. 보건소에서 무료 익명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 HIV 검사의 경우 감염이 우려되는 관계로부터 12주가 지나야 정확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 이것저것 정보를 습득한 벅찬이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검사시기는 HIV 감염이 우려되는 성관계가 있은 12주 후라고 했겠다. 그럼 보자..."

 

벅찬이는 지난 생활을 꼼꼼하게 되짚어 보았다. 한달 전쯤 성관계가 있었으나 그때는 손으로만 했으니 별 문제 없을테고, 넉달쯤 전에 콘돔 없이 애널섹스를 한 기억이 난다.

"3개월이 지났으니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

 

벅찬이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갈 수 있는 보건소를 찾아 위치를 확인해 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내일 당장 가야지하며.



 

아침에 일어나서 보건소에 가려고 채비를 하는데, 벅찬이의 이반 친구인 우아댁이 전화를 했다. 벅찬이가 우아댁에게 에이즈 검사를 받으러 간다고 이야기를 하자, 우아댁은 얼마전에 자기도 에이즈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보건소가 아니고 iSHAP에서 하는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보건소와는 달리 검사 결과가 20분 만에 나오고, 동성애자라는 것을 감추지 않아도 되고, 잘생긴 상담원들이 세이프 섹스나 검사에 대해 친절하게 상담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벅찬이는 보건소보다 iSHAP에서 검사를 받기로 한다.


 

벅찬이는 우아댁이 알려준 종로 아이샵 전화(792-0083)로 검사를 받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상담사가 검사를 받고 싶은 날짜와 시간을 묻고, 예약 번호 두자리 숫자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으로 예약은 간단하게 끝났다. iSHAP 위치를 묻고 전화를 끊었다.

 


 

찾기는 쉬웠다.  종로3가 지하철 역 4번 출구로 나와서 맞은편을 쳐다보니 백제정육식당이 있었고, 그 건물 4층이었다. 걸어서 4층에 올라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니 안내를 하시는 분이 방문 목적을 묻길래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하니, 몇 번으로 예약을 했느냐고 물었다. 예약 번호를 확인하고 접수를 마치자 직원 분이 상담실로 안내를 해주었다. 상담실에서 간단한 검사 절차를 듣고 나자 임상병리사(간호사)가 들어와 검사를 한다. 피를 많이 뽑을 줄 알았는데, 손가락 끝에서 한 방울 피를 내더니 검사를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따끔거릴 뿐 아프지 않았다. 결과를 나오기까지 20분 정도 기다려야 했는데, 성소수자 상담사가 친절하게 에이즈 예방 및 세이프 섹스에 대해 설명해주고, 벅찬이도 평소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이 검사는 1차 검사라는 것, 보건소나 병원에서 하는 검사와 신뢰도는 동일하다는 것, 1차 검사 시 양성반응으로 나와도 확진은 아니므로 채혈을 해서 확진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 확진 검사 결과는 2주 정도 후에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 내담자가 원하면 성소수자 상담사들이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면서 도와드린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니 기다리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또한 2018년 12월부터 이태원에도 센터가 새로 오픈했다고 한다. 궁금증이 생긴 벅찬이는 다음에 검사를 받게 되면 이태원 센터를 한번 방문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20분 정도 지나서 검진실에 들어갔다. 검진실에는 이성애자 의사 선생님이 계셨는데, 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다.

 

과연 벅찬이의 검사는 어떻게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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